이 사이트에 발을 들여놓은 지 열흘 쯤 된 것 같네요. 그동안, 이곳의 여러 글들을 읽으면서 제 마음속에 남아있던 기독교의 잔재물들을 많이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남들에게 말하기 창피한 이야기지만, 세상에 이렇게 악한 목회자도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 그동안 차마 세상에 얘기하지 못하고 가슴에만 꼭꼭 담아 두었던 제 이야기를 이곳에 공개할까 합니다. (제목에 굳이 영락교회 전도사 사모였다고 밝힌 이유는, 이런 극악한 일들이 결코 일부 이단적인 교회에서만 일어나지는 않는다는 것을, 자타가 공인하는 교회내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던 대학생 무렵, 친한 친구의 교회(과천 모교회)에 초대를 받고 놀러간 적이 있습니다. 그 교회 여자 목사님이 예언기도와 축사로 유명한 분이라서, 친구가 저더러 예언기도를 받아보라고 하더군요. 목사님께 갔더니, 절 데리고 한참을 방언으로 기도하시다가 제게 "자매님은 목사 사모가 되어야 하는데, 그 사명을 거부하면 하나님이 버리셔서 미치거나 죽게 된다." 고 하시더군요. 그 목사님의 말이 제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그 목사님 말을 가슴 속에 담아두고 있던 중에, 저희 교회 세미나에서 저를 본 어떤 남자가 제게 말을 걸더군요. 충무로 영락교회 대학부 전도사라던 그 사람은 결혼해 달라며 저를 줄기차게 쫓아다녔고, 안그래도 그 여목사의 말이 마음에 걸리던 저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3개월 교제 후에 그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결혼 전에 백과사전만한 바이블을 까페에까지 들고 와서 좋아하는 구절들을 보여주며 눈물을 흘리고, 한번 기도를 시작하면 바지에 피가 배일 때까지 기도하고, 일요일날 설교하면서 눈물을 줄줄 흘리던 모습들은 모두 거짓이었다는 것을 곧 알게 되었습니다.
그당시 신학대학원(장로교 신학대학원)을 다니고 있던 그는, 수업이 없을 때는 제가 보건 말건 하루종일 포르노에만 빠져서 살았고, 성격도 너무 난폭해서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물건을 발로 차서 부수고, 제게 저주의 말을 하곤 했습니다. 한번은, 길거리를 가다가 그가 행상의 물건을 훔쳐서 주머니에 집어넣는 것도 보았습니다. "왜 남의 물건을 훔치냐?"고 했더니, "이 세상은 모두 하나님 것이고, 하나님 건 다 내 것."이라고 하더군요. 전도사라고 해서 인격적으로 좋은 사람일 거라고 믿고 결혼했던 저는 악마같은 그의 모습에 완전히 충격과 공포에 빠져서 매일같이 이혼하고 싶었지만, 하나님 앞에서 맹세한 결혼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매일 눈물로 기도하면서 참았습니다.
결혼한 지 4개월 되던 어느 날, 동서네가 놀러왔는데 저혼자 힘들게 상을 차리는 걸 보고만 있고 일을 하나도 돕지 않는 동서가 얄미워서 그들이 가고 난 후 불평을 좀 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주먹이 마구 날아오더군요. 열 대 정도를 맞았던 것 같습니다. 얼굴에 시퍼렇게 멍이 들고, 머리엔 커다랗게 혹이 난 채로, 저는 친정으로 갔습니다. 부모님은 당장에 이혼하라고 난리를 치셨지만, 참 미련하게도 저는 하나님이 무서워서 도저히 그럴수가 없더군요. 처음이니까, 실수였을 수도 있다...라고 생각하고 한번은 용서를 하기로 하고 다시 돌아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제가 돌아가자 다시는 안그러겠다고 하더군요. 그말을 믿었습니다.
3개월쯤 더 지난 어느 날 밤에, 그가 결혼 전에 제게 몇가지를 속인 것이 있어서 그때 왜 날 속였냐고 불평을 했습니다. 심하게 바가지를 긁은 것도 아니고, 딱 한마디 했는데 또다시 주먹이 날아오더군요. 이번엔, 얼굴을 정통으로 맞아서 코에서 피가 흐르는 걸 보고, 죽을 힘을 다해서 옆집으로 도망을 갔습니다. 옆집 아주머니 내외가 피범벅이 된 채로 벌벌 떨고 있던 저를 응급실까지 데려다 주셨고, 코뼈와 턱뼈에 금이 가서 전치 6주의 진단을 받은 저는 그 길로 이혼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교회의 교리에 철저히 세뇌되어 있던 저는 이혼을, 그것도 목회자의 부인이 이혼을 하게 되면 교회에서까지 지탄을 받고 하나님께도 버려질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매일 지옥에서 살고 있는데 죽어서 지옥에 간들 뭐가 무서우랴...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무엇보다, 미치지 않기 위해서, 제정신으로 살기 위해서 저는 이혼을 해야만 했습니다.
이혼을 하기 전에, 제게 예언 기도를 했던 여목사님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러자, "맞아서 죽더라도 그 집에서 버티고, 죽더라도 하나님 영광 가리지 말고 목회자 부인으로 죽어라." 고 하시더군요. 그말을 듣는 순간, 저는 이 종교가 얼마나 무서운 종교인지를 깨닫고 소름이 끼쳤습니다. 사람의 정신이 어떻게 되든, 맞아서 죽든, 그저 보이지도 않는 신에게 영광을 돌리는 게 더 중요한 종교...결혼한 지 8개월만에 이혼을 하면서 교회에도 발길을 끊었고, 지금은 많이 안정이 된 상태이긴 합니다. 돌이켜보면, 교회에서 들었던 모든 말들을 믿고 이지경까지 되어버린 제 자신의 어리석음이 너무나 후회가 됩니다. 애초에 교회에 나가지 않았더라면 그들의 거짓말에 속아 제 인생이 이렇게 되는 일은 없었을텐데...
제 이야기를 교회분들에게 하면, "자매님의 경우는 극단적인 케이스였다. 좋은 목회자들도 많은데 안좋은 사람만 보고 판단하지 마라. 그럴수록 더 하나님에게 매달려서 기도해야 한다."라고 하시더군요. 하지만, 어쨌건간에 그 사람으로 인해서 정신적으로 너무나 큰 상처를 받은 저는 더이상 야훼신을 믿을 수가 없었고, 극단적인 케이스였는지는 몰라도 저는 제 경험 하나만으로도 야훼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눈동자처럼 지켜준다는 것, 야훼신만 믿으면 만사형통한다는 것, 예수가 내 인생의 짐을 대신 져준다는 것 등의 말들이 다 거짓이었음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독생자를 내어줄만큼 인간을 사랑한다는 전지전능한 야훼신이, 그를 진심으로 믿고 기도하는 사람에게 이런 불행을 겪게할 수 있는 건지요? (욥의 예를 들어주시는 개독분이 계시다면, 친절히 입을 찢어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욥이 아닙니다.)
더 우스운 건, 제가 이혼하고 나서 '매맞는 여성의 쉼터'라는 곳에서 자원봉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배우자에게 맞아서 팔, 다리, 심지어 목에까지 깁스를 하고 온 분들 중에는 저같은 목회자 사모도 있었습니다. 교회나 사회가 알까봐 쉬쉬하면서 드러내놓고 자신들의 아픔을 호소할 곳도 없는 그들을 보고 나니까 정말로 기독교라는 종교에 정나미가 떨어지더군요. 이런 제 개인사 말고도, 그동안 교회안에서 좋지 않은 일들을 너무나 많이 봤기에 기독교가 얼마나 역겨운 종교인지, 내막을 모르시는 분들께 알리고 싶습니다. 하나님에게 영광을 돌린다는 명목으로 교회내의 모든 치부와 비리, 더러움을 덮어버리고 감추려고만 하는 기독교야말로 예수가 말한 회칠한 무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해서 종교를 찾고 계신다면,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은 심지어 가족이라 하더라도 적(마귀)으로 간주해야 하며, 온세상을 기독교화하기 위해서 당신의 인생 전부를 야훼신에게 바쳐야만 하는 기독교는 절대 그 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작은 호기심과 나약함 때문에 저는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지금 당신이 다니는 교회의 목사나 전도사는 인격적으로 훌륭한 분이라고 믿으십니까? 설교 강단 뒤에서 그들이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목사, 전도사들 너무 믿지 마세요. 당신이 상상하는 모습과는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제 주위에도, 목회자들에게 좋지 않은 일을 당한 자매님들이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교회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그들의 전부가 아닙니다.....
기독교는 인간 정신을 말살하는 치명적 바이러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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