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덕형선생이 쓴 "기독교를 안티하는 불교인들께"라는 글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어 옮겨 왔습니다.
덕형선생은 여러해전 한겨레 토론방에서 글을 읽은 적이 있기 때문에 생소한 이름은 아닙니다.
주로 기독교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많이 했던 분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불자들 중에 기독교 안티활동을 적극적으로 펴는 분들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포털에서 안티사이트에서 활동을 하기도 하고 카페나 블로그를 개설하고 활동하기도 합니다.
독실한 불자가 험한 독설과 비속어를 쓰는 강경 안티기독이 된 원인은 한마디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타종교에 대해 강한 배타심을 표출하는 분들은 자신의 신앙에 대해 절대적인 외방향의 열정을 가진 분들이 다수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자신의 종교에 대한 열정과 기독교에 대한 교리적 반감 또는 기독교인으로부터 받은 안좋은 경험이 복합되어 불자 안티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덕형선생이 안티기독활동을 하는 불자를 비판하였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공감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름 치밀한 논거를 통한 비판이 있기에 공감을 하고 이곳으로 옮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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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를 안티하는 불교인들께 / 덕형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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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교도들이 기독교를 안티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내가 보기에는 그저 그런 초록동색인데도 마치 <나는 아니야!> 하고 발뺌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딱할 정도다.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은 자연적인 이치인데, 불교도들도 충분히 팔을 안으로 굽히고 있다.
나는 그것을 비난하자는 것이 아니라, 불교도이면서 동시에 기독교를 안티질하는 그것을 비난하고자 하는 것이다.
묻겠다. 기독교보다 불교가 우월한 점이 무엇인가?
불교도이면서 기독교를 안티하는 분들에게 묻는 것이다. 같은 종교인이라는 측면에서는 당신들도 엄연히 나의 눈에는 초록동색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여러분들은 이런 발언으로 사안의 본지를 훼손하려 덤빌 것이다. <나는 기독교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를 빙자한 여러 나쁜 현상들과 그런 현상들을 조장하는 사람들을 안티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들은 참으로 가소롭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기독교만 폐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종교권력이라고 말을 하지만, 종교야 의당 권력적이어야 한다는 것은 불문의 가지고, 문제는 그 권력이라고 하는 것이 지나치게 비대하여 악행마저 서슴지 아니하고 자행할 때이다. 우리들은 우선 내 주변부터 깨끗이 하려고 노력하여야 한다. 이것은 순리다. 공선생도 수신 후에 제가요, 제가 후에 치국이라 하였고, 우리 사회의 도덕율도 이와 별로 다르지 않다. 우리들은 우선에 나를 먼저 돌아 보아야 한다는 것을 학교생활을 통하여 이미 배울만큼 배웠다.
종교권력은 기독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불교에도 있다.
그렇다면, 스스로 불교도임을 자처하는 사람이라면 우선 불교의 종교권력에 관한 것을 먼저 비판하여야 하는 것이 순서다. 남의 종교인 기독교를 가지고 감놔라 배놔라 하기 전에 말이다.
만약에 나처럼 불교든 기독교든 좌우간 종교적인 발상 자체를 매우 가소롭다 여기는 자가 아니라면, 스스로 신앙생활을 한다고 자처하는 이라면 우선 자기가 속한 교단의 폐해부터 논하고 볼 일이다.
나의 눈에는 불교도이면서 동시에 지독하게 기독교를 안티하는 양반들은 마치 티벳인을 위하여 인생을 바치기로 새롭게 다짐하고 있는 신채호선생을 뵙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단재선생이 우리들에게 존경을 받는 것은 우리 민족의 독립을 위하여 목숨을 다하여 살다가신 정신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조국을 위하여 헌신하였다. 티벳이 아니라. 나는 내가 불교인이라면, 우선 불교부터 여기 이 종교방에서 비판하였을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에서 비판의 올곧은 태도이다.
물론 기독교적 폐해와 불교적 폐해는 엄연하게 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하는 것을 나는 충분히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기독교적 폐해야말로 시급한 개선이 요구된다는 것도 또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것이 아니라, 자신의 처한 입장에서의 우선 순위는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까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이 방의 불교도들은 불교에 관한 이야기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팔이 안으로 굽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방의 기독교인들이 벌써 오래전에 각성하여 개선하여 버린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을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지금 이 방에서 논하는 행위를 하겠노라고 나선 불교도들은 상대적으로 기독교인들보다는 내공이 좀더 떨어져 보인다.
당신들은 나와 입장이 다르다. 우선 종교에 관한 한, 신앙을 비판할 자격은 없다. 자신은 신앙하면서 타인들의 신앙을 비판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당신들이 비판하는 기독교신앙은 결국 따지고 보면 불교적신앙이나 신앙이라는 차원에서는 그게 그거다. 나의 신 야훼가 명령하였다고 믿어지는 그대로, 나의 주 예수가 요구하고 있다고 믿어지는 그대로 신앙생활하는 사람을 두고 나의 정신적 지주인 부처가 권하는 삶을 최고로 믿노라고 자처하는 양반들이 손가락질하는 모습은 희한한 정경이다. 물론 상식적이라 보아 줄 수 없다는 의미에서의 희한한 정경이라는 말씀이다.
기독교인들 중에서도 광신적인 이들을 비판하며 예수의 참된 정신을 본받자하고 주장하는 이들은 많다. 그런 이들은 엄연히 기독교개혁론자라 불러줄 만하지만, 그런만큼 같은 기독교인들에게서 이래저래 이단시되거나 백안시되는 대접을 받는다. 불교들에게서도 이와 비슷한 모습을 목도하게 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다. 이 방에서조차도 그런 인물은 보인다.
석가의 본래 가르침대로 돌아가자!
하고 외치는 이가 있으니까 말이다. 이제와서 돌아가본들 어쩌랴 싶기도 하지만, 적어도 지금 불교입네 하고 떠들어대는 모든 것들이 결국은 석가라는 이와는 크게 유관하지 않다는 것 하나는 알고 있어라는 <경각의 종소리>와도 같은 역할은 충분히 하고 있다고 나는 보고 있다. 그런 점에서 나 역시 석가쟁이라 불리우는 것에 대해서는 반감이 없지만, 불교쟁이라 불리기는 싫어하노라는 말로써 심정을 대신할 수는 있다.
그 어떤 비판할 <꺼리>에 대해서도 옹호의 논리를 펴고자 하거나 은근한 침묵으로 대신하고자 하는 것은 <깨끗함>과는 거리가 있다. 불교도들이 불교에 관한 소리들에 대해서 끝끝내 반발하거나 변호하거나 침묵하려 하는 것은 차라리 추하게 보인다.
당신들도 이제는 떳떳하게 불교를 포교하거나 불교적인 정신을 선전하거나 하는 양심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나는 권한다. 마치 세상의 상식을 내가 잘 알고 있고 그러한 상식의 정신대로 사는 것이 마치 불교적인 사고인양, 두루뭉실하게 넘어가지 말고, 기독교와의 차별성에서 분명하게 불교적인 신앙의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대들은 목하 기독교인들을 안티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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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2-07 오전 9:39:42 from 61.XXX.32.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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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blog.daum.net/lifefree88/2414645
덕형선생의 자료를 이곳에 전재한 것에 대해 전재를 원하시지 않는다면 이를 내리도록 하겠습니다.